몇 년 전에 아이들하고 갯벌에서 바지락 한바가지 캐와서 바지락 칼국수만들어 먹은 기억이 있는데요. 와 진짜 바지락이 원래 이렇게 단맛이 많았구나 하고 새삼 놀랐습니다. 이제 아이들도 제법 커서 그 때보단 손이 덜 가니 나도 좀 덜 힘들겠다 싶고, 오랜만에 바지락 으로 안주를 채워볼까 싶어 바지락 캘 수 있는 곳으로 찾다가 몽산포 자동차야영장으로 캠핑을 다녀왔습니다.
몽산포자동차야영장 예약
운영기간 : 4월~11월
국립공원공단 예약시스템에서 몽산포야영장 예약을 할 수 있습니다.
국립공원단 예약시스템 이용해 보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국립공원의 캠핑장 예약은 곧 전쟁입니다. 전쟁이니만큼 미리 접속해서 로그인 해놓고 갱신을 계속해야 합니다.
예약했던 썰을 좀 풀어보면...
특이하게 전기가 안들어오는 사이트가 있더라구요~ 전기 없는건 상상할 수 없어서 전기 있는 사이트 중 몇 개 후보를 정하고, 예약 가능한 날이 오기만을 기다립니다.
드디어 예약 가능당일! 예약페이지가 두시에 열리는데 미리 로그인해놓고 페이지가 오픈되기를 기다리며 사이트를 갱신하다 보면 예약 가능 시간 약 5분전 쯤부터 갱신 되는 반응 속도가 점점 느려집니다.
2분전이 되면 아예 먹통이 되서 갱신이 되지 않습니다. 이 때 포기할 까 했지만... 그래도 꿋꿋하게 갱신을 하다보니 두 시 5분이 되었을 때 접속 대기중으로 갱신되었습니다. 예상대기시간 9분, 내 앞에 1200명 ... 이때도 이미 끝났구나 생각했지만 두시 14분에 저의 차례가 왔고 부랴부랴 미리 봐둔 전기 들어오는 사이트 하나를 예약하려 했는데 이미 누군가 예약을 했더라구요.
순간 멍~~ 해지고 어디지? 어디로 예약하지? 어디? 어디? 하고 마음만 급하게 몇 번 퇴짜맞고 예약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도전해볼만 한 이유는 일반 캠핑장보다 원등히 저렴한 사이트 비용이죠. 요새 사이트 비용이 대략 5~6만원 대인데 국립공원 사이트는 2만원 정도이니까 말 다 했죠~
몽산포자동차야영장 위치(네비)
충남 태안군 남면 몽산포길 63-43
카카오맵, 카카오네비 에서 몽산포자동차야영장 으로 검색하면 최 후의 길안내인 로터리까지 자세하게 안내해 줍니다.
위 사진에 몽산포자동차야영장 부근에 캠핑장이 엄청 많습니다.
캠핑장 시설
몽산포 야영장 입구
로터리에서 바라본 몽산포자동차야영장 입구 모습
아 한바퀴 둘러보기 전에 짜증스러웠던 경험 살짝!
저희는 이날 11시 반쯤 도착했고 매표소에 있는 입구차단기를 지나려고 했는데 차단기는 일단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아무도 없나? 하고 코팅되어 잘 안보이는 매표소 유리를 기웃거려보니 놀랍게도 안에 사람이 있습니다. 심지어 저랑 눈이 마주쳤는데.... 그래도 아무말도 없이 창문도 열지 않고 제 눈을 바라만 봅니다.... 뭐지? 싶었는데. "차단기 열어주세요~ " 라고 했더니 그제야 창문을 열고 예약하셨냐고 묻더군요. 예약 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 보통 다음 단계로 이름 물어보고 안내사항 이야기 해주고 진행이 될 줄알았는데. "입실시간되야 열려요!" 하고 어떠한 설명도 없이 로봇마냥 대답만하더라구요. 입실시간이 한시였으니 "한시에 다시 와야돼요?" 라고 물으니 어떤 안내도 없이 그냥 "네!" 해버리네요.
워메~~ 답답함과 짜증이 올라오는데 기분 망치고 싶지 않아서 일단 차를 돌려서 주변에 있는 주차장에 세워놓고 캠핑장 내부를 둘러보며 어떻게 텐트를 치고 지낼지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뜨문뜨문 차 몇 대가 차단기를 넘어 들어오더라구요 심지어 짐을 풀고 텐트를 치고 있어요. '저 사람들은 뭐지?' 당황스러워서 다시 매표소에 물어보니 차단기는 "예약할 때 입력한 차량번호가 자동으로 입력되서 입실시간이 되어야 열려요" 라는 답을 했고 "자동이요?" 라고 물으니 입실시간되어야 열린다는 똑같은 말만 반복하네요. 저를 이해시키려는 대화가 아니라 자기가 할만만하는 대화였어요.
그럼 지금 들어간 차들은 뭐냐고 물으니 돌아온 답변은 "어제 예약 했나보쥬" ... 다시한번 꾹 참고 "그럼 방금들어간 사람은 어제 예약한 사람인데 오늘도착해서 짐푸는거고 나는 오늘 예약했는데 아직 한시가 안되서 못 들어가는거에요?" 라고 제가 설명하고 맞냐고 물으니 "네" 라는 단답. 아~ 증말 내 새끼였으면 등짝 스매시를 한대 날렸을 건데...
국립공원에서 일하면 공무원인가요? 아무리 자기 사업아니고 공무원이라고 하더라도 운영하는 입장이면 방문객에게 설명을 좀 잘 해주어야 할건데! 요 아저씨 때문에 캠핑장에 대한 이미지가 너무 안좋아졌습니다.
흡연실 / 화로대세척장
흡연실 / 화로대세척장이 없습니다. 캠핑장내 모든 장소가 금연구역이고 캠핑장을 벗어나서 흡연하셔야합니다.
맛있는 고기를 구워준 화로대의 기름때를 벗겨내야 하는데 화로대 세척장이 없습니다. 화로대 씻는곳이 따로 없다보니 개수대에서 씻어야 할 것 같은데 저희 화로대가 크고 무거워서 개수대에 올려놓고 씻기에는 무리라 탈탈 털어서 가져왔습니다. 저~ 멀리서 보면 화장실옆에 화로대 세척장 처럼 생긴게 있는데요.
화로대 세척장이 아니였습니다.
분리수거장
캠핑장 내에 5개의 분리수거장이 있고 저희는 주로 캠핑장입구 쪽에 분리수거장을 이용 했습니다. 다른곳들은 돌아보지 않았지만 아마도 분리수거장마다 재통이 함께 있지 않을까 싶네요
텅 비어 보이는 사진이지만 바로앞에 있는 편의점에 들락날락 거리면서 보면 통들이 하나씩 넘쳐흐르는 것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화장실
화장실 엄청 깨끗합니다. 총 세곳에 화장실이 있는데 모두 깔끔하고 관리가 잘 되어 있는 모습입니다.
아 그런데 저 화장실 칸 하나가 말썽입니다.
사진에는 문이 좀 벌어진 채로 찍혔는데요. 문을 제대로 닫고 저 잠금장치를 돌리면 걸쇠가 쏙 들어가지 못하고 0.5mm 정도 모자랍니다. 그래서 손을 놓으면 문이 스르륵 열려버립니다. 볼일보는 내내 문고리를 붙들고 있어야 했고, 사람소리 들릴 때마다 긴장의 끊을 놓을 수 없었습니다.
특히 마무리 할 때 아이들 들어오는 소리 들리면 초 비상이며, 초 긴장상태가 되더라구요....-0-
고쳐주입시오~
화장실이 아무리 깨끗했어도 아쉬운점은 있었습니다. 휴지가 화장실 입구에만 비치되어 있는 점과 세면대가 없는 점.
볼일보고 나오면 장애인화장실에서 손을 씻고 와야 했고, 비누도 없어서 불편했습니다.
샤워장
샤워장도 엄청 깔끔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옷 보관함도 많이 있습니다.
샤워장은 유료시설입니다. 샤워장 앞 동전교환기에서 동전을 교환해 오셔도 되지만 저는 동전생기는 것이 싫어서 카드로 결제 했습니다.
카드결제하는 방법 엄청 간단합니다.
- 요금선택
- 카드삽입
하지만 요금을 선택하고 넘어간 화면에는 커다랗게 "삼성페이/LG페이" 와 "간편결제" 메뉴 두 가지만 있습니다.
이게 사람 바보만드는 거거든요~ 저는 카드로 결제할 건데 카드결제 메뉴는 눈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아 사용하지도 않는 삼성페이도 눌러보고, 간편결제도 눌러보고 한참 방황했습니다.
눈치 채셨나요? 우측 결제화면 상단에 "카드를 삽입 하거나 아래 결제 방법을 선택해 주세요" 라는 글씨를 보셨나요?
그렇습니다. 결제금액 선택 후 냅다 카드 꽂으면 되는거였습니다. ㅋㅋㅋ
샤워장역시 아쉬운 것이 있었는데 드라이기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동전으로 라도 운영하는 드라이기가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 여기는 전기 없는 사이트가 있어서인지 핸드폰 충전하는 것도 있었습니다.
매점
이 곳의 매점은 이름을 다른걸로 바꾸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매점의 기능은 하나도 없거든요.
냉장고와 전자렌지가 놓여있고, 보너스로 과자 자판기 하나가 있습니다.
명색이 매점인데 매점내 판매품목이 상당히 부실하지만 아무 걱정이 없습니다. 캠핑장입구 바로 코 앞에 슈퍼,편의점,커피,치킨 다 팔고 있습니다.
어!! 사진 올리다가 깜짝놀랐는데요 저 노란티 아저씨 들고가는거 칼 아닙니다. ㅎㄷㄷ 모종삽들고 조개캐러 가는 평범한 아저씨입니다.
보시다시피 저희는 완전무장을 하고 갯벌에 들어갔습니다. 아 찐득한 갯벌을 생각하고 왔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맛조개 잡는다고 맛소금도 엄청 과하게 준비해왔는데 다 쓰지도 못하고 고대로~ 집에 가져왔습니다.
저~ 기 뒤에 건물들까지 걸리감이 느껴지시나요~? 가슴장화신고 저 거리를 걸어와서 땅을 몇 번 헤짚는데 화장실이 가고싶어졌습니다. -0- 한시간정도 조개잡고 가야겠다 하면서 참고 참았지만 결론적으로 거의 세시간을 캤습니다.
제발 나좀 살려주라고~ 제발 가자고 겨우 졸라서... ㅠ
아 저 슈퍼에서 삽이랑 조개캐는 장비 대여를 해줍니다. 깜박하셨거나 가볍게 오신분들은 저기서 장비 빌려서 즐기실 수 있어요
맛있는 저녁식사를 마치고 다시 해변쪽으로 기어나왔습니다.~ 슈퍼에서 두더지, 다트, 펀치 즐기고 폭죽을 사서 해변으로 나가봅니다. 세삼느끼지만 폭죽 너무 비쌉니다. ㅠ 바닷가와서 눈에 보이는게 폭죽인데 안할 수 도없고~
사이트
사이트는 뭐 가타부타할 것이 없네요 바둑판처럼 따닥따닥 붙어있지 않아 좋습니다. 텐트 올리는 자리가 넓은편은 아니지만 주변공간까지 사용할 수 있어서 엄청 넓습니다. 저희는 6미터 조금 넘는 전실텐트와 5.5미터 짜리 대형 타프치고 완전 여유롭게 즐겼어요.
그리고 사이트마다 한 두개씩 테이블이 있습니다. 식사는 원래 사용하는 테이블에서 하기에 짐 올려두는 용도로 사용했고, 낮에 아이들이 잠깐씩 앉아서 쉬고 게임도하고 좋았습니다.
아 그리고 아침먹고 여유를 즐기는 도중에 귀여운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뭐 먹을게 있는지 한참 바닥에 돌아다니다가 나무로 올라갔어요. 그리고 참 이 캠핑장에 아기 고양이가 있다는 블로그 글을 봤었는데 아기고양이가 그새 큰건지는 모르겠지만 까만 아저씨 고양이 한마리 봤습니다. 캠퍼님들이 먹을것을 잘 챙겨주시는지 엄청 건장한 체격에 사람이 보고 있어서 묵묵히 자기 갈길가는 고양이였어요!
아참. 그리고 바닥에 솔잎이랑 솔방울이 엄청 많이 있는데 덕분에 화로대 불붙일 때 엄청 수월했습니다.
주변 시설
몽산포휴게소
차로 캠핑장 도착하기 3분전에 위치한 아주 가까운 휴게소? 인데요. 꽤나 큰 식자재마트가 있고 식당도 있습니다.
저희는 이날 먹을것을 많이 싸와서 마트랑 식당은 들어가지 않았는데요. 장을 못보고 오시게 되더라도 이곳에서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태안서부시장
그리고 차로 약 15분 거리에 태안서부시장이 있습니다.
넓직한 공영주차장에 주차하고 수산물 파는쪽으로 이동합니다.
올해는 유난히 회가 땡기더라구요. 이날도 회가 땡겨서 저녁에 안주 하려고 시장에서 회를 사왔습니다.
아~ 사실 회가 땡겨서 오기는 했는데 한바퀴 돌러봐도 '좋았어! 여기서 사야겠다' 라고 삘이 오는 가게가 없어서 잠시 망설였지만, 이왕 온김에 우럭이랑 광어 한마리씩 사들고 돌아왔습니다. 물론! 매운탕 거리도 가져왔지요
음... 저녁식사 준비를 마치고 회를 먹는데 손질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많이 속이상했습니다. 제레시장이라고 가격이 싸지도 않은데 손질까지 거의 모든 살점에 가시가 있었어요. 이 시장에서 산 회 맛있게 드셨다는 블로그 글이 있었는데 손님이 줄서 있는 가게를 잘 찾아 보시고 구매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완전 꽝이였거든요 ㅠㅠ
꽃게장
여기를 처음온게 큰애 다섯살 쯤이였던것 같은데 벌써 중1이네요.. ㅠ
안면도인만큼 게장집이 엄청 많습니다. 간장게장을 좋아해서 이쪽에 놀러오면 한번씩 게장을 먹고 갔었는데 어느날 이 집에서 게장을 먹는데 간장이 잘 숙성되서 꽃 잎이 뜬거에요. 국물도 하나도 짜지않고 얼마나 달큰한지~ 비싸서 그렇지 ㅠ
그 때는 택배로 시켜먹어도 똑같이 맛있었는데 이번에 갔을 때는 간장 숙성이 덜되서 그런지 꽃잎도 안떠 있고 살짝 짠 맛이 느껴졌습니다. 이거 먹으려고 얼마나 고대 하고 왔는데... 옛날 맛이 안나서 속상했습니다.
마무리
캠핑마치고 예전에 맛있게 먹었던 바지락 칼국수 생각하며 깨끗하게 손질하는 중인데요. 잠들기 전에 해감해놓고 다음날 물한번 갈아주고 퇴근해서 와보니 다 죽어버려서 하나도 못먹고 다 버렸습니다. ㅠㅠ
캠핑 첫 째날 저녁에 한잔 걸치고 한바퀴 돌면서 조명에 비치는 나무들이 이뻐서 한장 찍었는데
술이 과했었나 봅니다. 지금보니 엄청 흔들려서 찍혔네요~
그래도 캠핑은 좋습니다. 맨날 캠핑 했으면 좋겠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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